황사가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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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현장에서
황사가 오고 있다
  • 입력 : 2012. 04.04(수) 00:00
봄이 되면 항상 두려움을 주는 이름, 황사가 오고 있다. 지난달 24일에 황사가 예보됐으나 다행히 우리지역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다. 황사는 삼국사기에도 관련기록이 있을 정도로 아주 오래 전부터 있어 왔고 대개 일상적인 자연 현상으로 간주돼왔다.

황사는 보통 중국대륙이 봄철에 건조해지면서 북부 고비사막과 타클라마칸 사막, 황하 상류지대의 흙먼지가 강한 상승기류를 타고 3000~5000m 상공으로 올라가 초속 30m 정도의 편서풍을 타고 우리나라까지 날아오는 현상이다. 2011년 한해 동안 광주ㆍ전남지역에서 황사가 관측된 일수는 8일이며, 3월과 5월에 주로 발생했다. 그러나 동북아 지역의 사막화가 가속화되면서 황사의 빈도 및 강도가 점차 증가하고 황사와 함께 중국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 물질이 함께 넘어오면서 천식이나 만성폐쇄성폐질환 같은 호흡기 질환자, 심장질환자, 노인, 신생아 등은 물론 일반인도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황사는 공기 중에 먼지의 농도가 높아지는 현상이며, 그 중 호흡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미세 먼지농도가 높아지는 것이 가장 문제가 된다. 이 먼지에는 중국의 공업지대를 통과하는 경우 암모니움, 질산이온, 황산이온과 함께 알루미늄, 칼슘, 철, 마그네슘과 같은 금속뿐 아니라 비소, 납, 카드뮴 등의 공해 물질을 함유한다.

우리나라에서 황사의 건강영향에 대한 역학연구에 의하면 황사시기에 '눈이 아프거나 충혈 된다'는 경험을 53.2%에서 호소하였고,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황사 기간 동안 목의 통증을 50%에서 경험한다고 보고 하였으며, 호흡기 증상, 안구 또는 피부 자극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황사와 질병 발생과 관련된 연구에서도 황사가 있고 난 후에 호흡기질환자와 심장질환자가 증가했으며, 만성폐쇄성폐질환자의 경우 응급실 방문이 증가하고, 심지어 호흡기계 질환 사망의 경우 황사시기에 36.5% 증가되어 호흡기계 질환자가 황사에 취약하다는 것으로 보고된바 있다.

황사는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에서 국가가 안전관리차원에서 대응해야 하는 자연재해로 인한 재난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대기환경보전법'을 통해 환경부장관은 황사 피해방지를 위해 종합대책을 수립하도록 하고 있다. 2008년에 수립된 종합대책에서는 황사 피해의 효과적 예방과 최소화를 위해 관리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비전으로 하고 있으나 황사가 기상현상의 특성을 지니고 있고, 중국이나 몽골 등의 국외지역에서 발원한다는 점 때문에 대책의 우선 순위를 황사 발생을 정확하게 예측해 조기에 황사 기상특보를 발령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우리는 황사의 피해 때문에 중국을 많이 탓하고 있으나, 황사는 아시아 지역의 최대 환경재앙이라고까지 표현한다. 황사의 발원지인 중국과 몽골의 사막화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며, 우리나라와 일본 등 인접 피해국도 함께 노력하여 기술적 지원은 물론, 국제 사회를 향해 협조를 요청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실제로 우리나라 환경단체와 일부 기업들이 협력하여 초지를 조성하고 있다. 아울러 황사로 인한 국민들의 피해를 예방하고 최소화하기 위해 황사 관련 조사 및 연구와 관측, 예보기능의 강화가 필요하다.

최근 감기뿐만 아니라 기존의 호흡기질환이 악화되어 외래뿐만 아니라 응급실 방문, 입원이 급격히 늘어났다. 이는 최근 날씨가 환절기로 인해 급격한 일교차, 건조한 날씨가 반복되는 것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이 시기에 황사가 겹친다면 우리의 건강은 더욱 위태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에서는 황사 기상특보를 발령하여 주의를 주고 있다. 황사 관련 기상특보가 발령되면 가정에서는 창문을 닫고 외출을 삼가고, 외출시에는 보호안경이나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귀가 후에는 손과 발을 깨끗이 씻고 양치질을 한다면 황사로 인한 위협을 충분히 피해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윤성호 조선대학교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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